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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워 현상

2007/08/11 04:38

나는 어디가서 영화 이야기를 하면 무식하다 소리 듣는다.  그런 것은 공부해 본 적도 없고, 관심도 없다.  그냥 재미있게 보면 그만이고 아니어도 그만이다.

내가 가장 감동깊게 본 영화는 매트릭스, 쿵푸허슬, 새벽의 황당한 저주 등등이다.

그리고, 아직 디워는 보지도 못했다.  어제 했다는 진중권이 나왔다는 토론도 못봤다. 

그렇지만, 왠지 디워에 대해서는 글을 한 번은 써야 할 것 같았다.  그 이유는 왠지 ... 이것에 대해서 쓰지 않으면 뭔가 한국의 블로그계에서 소외된 것 같기도 하고, 뭔가 나만 가만히 있는게 좀 바보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좀 심심하기도 하고... 어쨌든 그렇다.

그렇지만, 이것은 영화 이야기는 아니다.  여기서까지 무식하다 소리 들으면...  그냥 이건 인터넷 이야기라고 하자.  그냥 한국 이야기라고 하자.  그냥 헐리웃 이야기라고 하자.  그냥 내가 정리하는 차원에서 쓴 것이라고 하자.  밤에 날씨도 덥고 잠도 안오고 그런데 어딜 가나 이 이야기 밖에 없으니...

1. 인터넷 이야기

몇년 전 이라크전이 났을 때 사람들이 전쟁이 갈수록 잔혹해진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리고 이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마구 잔인한 사진과 동영상과 증언과 이런 것들이 언론과 인터넷을 가득 채웠다.  그건 물론 이라크 전쟁이 잔혹했다는 말은 되지만, 나는 베트남전이나 한국전이나 아니면 2차대전이나 뭐 이런 과거의 전쟁에 대해서 그런 생생한 증언과 사진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게 얼마나 "더" 잔혹해 진건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디워 이야기가 나오고 무슨 이야기가 나오고 무슨 빠가 나오고 하면 사람들이 요즘들어 갑자기 미쳐서 날뛰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게 과연 그럴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것도 일종의 롱테일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과거에는 큰 소리를 내지 못했던 사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서 자기네들끼리 속삭이다가 갑자기 인터넷과 블로그와 댓글과 이런 새로워진 공론의 장이 생기자, 갑자기 공론의 롱테일이 생긴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어쩌면 옛날과는 달리 사람들이 갑자기 과격해졌다거나 또는 남들과는 다른 생각 내지는 함부로 이야기하지 못했던 생각을 요즘들어서 자주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단지 옛날에는 그런 이야기들을 내가 들을 수 있는 거리에서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진중권씨도 이런 비슷한 말을 한다.  "평론가는 항상 기준에 따라 평가를 해왔는데 유독 이번에 난리가 났다." (Yahoo! 미디어)

디워가 과연 한국 영화계의 희망인지 하는 것에 대해서 100분토론에 나와서까지 이야기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렇지만, 적어도 나는 MBC에서는 이렇게 갑자기 바뀐 공론의 장에 대해서 나름대로는 귀를 귀울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혹은 뒤집어 이야기하면 주제 선정과 관련하여 공론의 롱테일 때문에 왜곡된 (또는 이제야 바로 잡힌) 공론의 장에 대해서 아직 방향감각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이제야 제대로 잡았는지) 하는 생각이 든다.

2. 진중권씨 이야기

나는 진중권씨가 누군지 모른다.  어쩌면 옛날에 대충 읽었던 "미학 오디세이"라는 책을 썼던 사람일까라고 생각은 하지만, 뭐 귀찮아서 찾아 보기도 싫다.  그런데, 그는 미학계에서는 권위가 있고 말빨 좋기로 소문난 사람이라고 한다.

생각해 보자.  내가 어떤 분야에서 좀 유명세를 타고 말빨도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100분 토론같은 곳에 나와서 내가 잘 아는 분야에 대해서 이야기해 달라고 하면, 나라면 나가서 100분 동안 찬양대회나 하고 오겠는가?  전문가의 생명은 비판적 사고이다.  그는 자기에게 마이크가 주어지면 비판적으로 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있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내가 그가 한 말에 대해서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정확히는 모른다.  그저 인터넷 여기 저기  요기 조기서 조금씩 줏어 들었을 분이다.  솔직이 좀 그래도 그 분야에서 잘 나가는 사람이 한 이야기치고는 헛점도 많고 어수룩하다.  예를 들어서,

  1. 이야기는 진짜 허술하다.  주인공이 하는 일이 없다:  트랜스포머는?  물론 트랜스포머도 똑같다.  그렇지만, 어쩌면 이 양반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그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헐리웃화되 간다는 것...  그렇지만, 무엇을 기대했는가?
  2. 데우스 엑스 마키나: 정확히 이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교한 논리/미학 구조를 따라가는 철학 논고를 보러 영화관에 가지는 않는다.  그러려먼 차라리 책을 읽는다.  나는 영화관에 갈 때는 이미지의 흐름을 보러 간다.  예를 들어서, 바톤 핑크 같은 영화를 보면 논리적으로는 전혀 말도 안되는데 이미지로 보면 기가 막히다.  나는 새로운 시청각 경험을 하러 영화관에 간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가 그 말을 했다고 해서 모든 영화 감독이 따라야 하는가?  나는 아리스토텔레스고 뭐고 관객에게 새로운 시청각 경험을 줄 목적으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적어도 한 명 이상은 있다고 생각한다.  
  3. 애국 코드, 민족 코드, CG 국산화에 대한 자부심, 심형래 감독의 인생역전 코드: 이게 뭐가 어때서?  애국심 마케팅 어쩌고 하는데, 애국심 마케팅 하면 안된다는 법이라도 있는가?  이게 비윤리적인 행위인가?  물건 만들었으면 팔아야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리고, 그게 기분나쁘면 안 속으면 그만 아닌가?

그냥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그냥 이것을 "한국 영화의 헐리웃화"에 대한 비평가의 일상적인 경계의 표시로 받아 들이자.  그렇지만, 이게 진중권씨였건 아니면 충무로의 누구였건 간에 하는 이야기들인 제작비 700억에 대한 "질투"로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마치 자기네 "계보"가 아닌 서자가 어디 가서 제비다리 물고 왔더니 약 오르고 열 받아서 어쩔 줄을 몰라하는 것 같다.

3. 헐리웃의 논리

CGI도 모르겠다.  영화도 보지 않았고... 하지만, CG가 감독의 영화에 관한 통제권을 많이 약화시키고 이원화시키며, 이걸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큰 일이라는 이야기는 자주 듣는다.  CGI 예산만 디워의 순제작비에 거의 육박하는 300억씩 쓴 터미네이터는 여기서 말아 먹었고 1300억짜리 스텔스나 1200억짜리 아일랜드도 본전도 못 뽑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헐리웃에서 위험을 무릎쓰고 이걸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서 성공하면 조지 루카스의 모범을 따라 프랜차이즈와 장난감과 게임과 이런 것으로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The Schizoid Split in Movies 참고)  이런 점에서는 심감독의 디워가 얼마나 헐리웃 모델을 충실히 따랐는지 하는 것은 아직 잘 모르겠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헐리웃 CGI는 CGI로만 구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 정도이다.

그렇지만, 제작비만큼은 헐리웃 수준이다.  예산만 가지고 본다면 솔직이 헐리웃 진출을 한 셈이다.  그렇지만, 헐리웃 기준에서 보자면 투자 측면에서는 이건 실패작이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진중권씨가 했다는 다음의 이야기 때문이다.

"... 조지루카스하고 스필버그가 되겠다는 건데, 한국... 저기서...충무로 내에서 소화될 수 있는 목표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 블록버스터 전략이라는 것이 과연 옳은 지는 좀더 두고 봐야돼요... 미국 시장에서 결판이 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뭐냐 하면, 우리보다 경제력이 몇 배인 독일이나 프랑스라든지 이런 데서도 그런 시도는 못하고 있단말이에요. 나름대로 자기들 시장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는데.. 심감독이 이걸 엎고 한단 말이에요. 그래서 대중들이 여기에 호응하는 거에요. 그 다음에 저는 이게 좀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돈을 버는지 아닌지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닙니다. 이건 분명히 미국 시장에서 이게 돼야 하고, 미국 시장이라해도 한인 교포들도 있고 괴수 매니어들도 있고, 등등등등... 그리고 1500개 이상을 했다고도 하니까 기대를 갖고 지켜봐야 되는데, 아직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구요..." (진중권의 패배주의적 발언의 진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진중권씨에 대해서도 심형래씨에 대해서도 나는 어떤 악감정도 없다.  그런데, 헐리웃 흥행의 진실에 대해서 좀 많이 모른다 싶어서 이 이야기는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이야기 때문에 이 글을 쓴 셈이다.)  조지 루카스나 스필버그는 영화 잘만드는 기술만 가지고 조지 루카스가 되고 스필버그가 된 게 아니다. 

한 마디로 하자면, 한인 교포고, 괴수 매니어고, 1500개 박스 오피스고 뭐고 간에 그걸로만 승부하면 이건 그냥 끝난 게임이다.  디워는 헐리웃에서는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실패작이다.  헐리웃에서 어떻게 돈을 버는지 다음의 표를 보라. (1억 달러 기준.  출처: How Studios Make Money)

연도   극장수입   비디오/DVD   유료TV   무료 TV     총계   극장의 비율(%)
1948    6.9          0                   0           0               6.9     100
1980    4.4         .2                   .38         3.26          8.31     55
1985    2.96        2.34               1.04        5.59          11.9     25
1990    4.9         5.87                1.62       7.41         19.79    22
1995    5.57       10.6                 2.34       7.92         26.53    20
2000    5.87       11.67                3.12      10.75       31.41    19.5
2003    7.48       18.9                 5.56       11.4        41.2     17.9

(지금 시간 새벽 4:40분, 졸려 죽겠는데, 이제야 티스토리 편집기에서는 표 그리기가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다니.. 아 짜증나)

지금은 1948년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박스 오피스에서 대박을 터뜨려 봐야 헐리웃 스튜디오에서 먹는 돈은 총수익의 17.9%이다.  이걸 다르게 이야기하면, 2004년 6개 주류 스튜디오 (디즈니, 팍스, 워너 브라더스, 파라마운트, 유니버셜, 소니)는 전세계 박스 오피스에서 순손실 약 2조원 가량이다.  실질적으로 손실을 만회하고 수익을 내는 곳은 비디오와 DVD 시장이다.  위의 스튜디오의 경우 비디오/DVD로 번 돈이 14조원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TV에서 번 돈은 16조원 정도, 그리고 TV의 경우에는 비용도 안든다.  심지어는 광고비도 TV 회사에서 지급한다. (Hollywood's Profits, Demystified, 2004 MPA Consolidated Television Sales Report)

위의 글에서도 이야기하는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드림웍스 같은 독자적인 케이블 채널이 없는 독립 스튜디오들은 박스 오피스 히트작이 여럿 있어도 살아 남기도 빡빡하다. 

정리하자면, 헐리웃에서 박스 오피스는 손해보기 장사이다.  잘 하면 거기서 낸 손해를 비디오나 DVD를 팔아 만회하고 돈 좀 챙길 수 있다.  그리고, 자기 채널이 없으면 그걸로 끝이다.  그리고, 나는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디 워로 모든 영화제작자들의 꿈인 프랜차이즈/장난감/게임이 가능할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지적하자면, (뭐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독일이나 프랑스에서도 그런 시도는 못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인데... Lara Croft: Tomb Raider 같은 영화가 국적이 독일이라는 사실은 아시는지?  이것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파라마운트 제작 영화는 득일 국적이다.  이것은 독일 세법상의 구멍을 활용하는 조세 회피 차원에서 그렇게 하는 것이지만, 어쨌든... (How to  Finance a  Hollywood Blockbuster에 따르면 이 조항 덕분에 파라마운트에서는 순제작비 870억 가운데 실제 쓴 것은 70억 이라는 말씀)  이 이야기를 굳이 하는 이유는 요즘 같은 세상에 국적 따지기는 무슨 의미가 있는지 싶어서...

결론을 내자면 진중권씨, 이해는 하지만 좀 더 수준 높은 비평을 했으면 한다.  그리고, 애국심 마케팅 그거 말짱 꽝이다.  우리나라에서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 중에 실속 있는 것 있었던 적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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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가 공유재라고?

2007/08/09 15:56

티스토리의 비극/공유재의 비극이라는 글을 읽고, 처음에 나는 무슨 KT 같은 곳에서 P2P를 질식사시키려고 만든 조잡한 논리라고 생각했다.  Econoblog은 가끔씩 가 보는데, 그냥 경제학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 정도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건 뭐.. [비밀댓글에 따라 자체검열] 

위 글을 요약하자면, 티스토리 문제 (트래픽 문제 등등)가 생기는 이유는 티스토리가 공유재이기 때문인데, 공유재의 비극을 해결하려면 하딩이 주장하듯이 사유화하고 하딩이 주장하지 않듯이 자정노력을 촉구하는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상상해 보라.  KT에서 우리가 쓰는 트래픽이 공유지의 비극을 낳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해법으로 공유기의 사용을 제한하고 추가 비용을 받겠다는 주장한다면?  이런 주장에는 몇 가지 심각한 오류가 숨어 있는데, 첫째는 우리는 이미 돈을 내고 있기 때문에 공유기 사용이 공유지의 비극을 낳는다는 이야기는 말이 비슷하다고 해서 그냥 갖다 붙인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이고, 둘째는 공유기의 사용을 방지하면 공유지의 비극(굳이 그렇게 이야기하자면) 그러니까 과도한 트래픽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인데... 내 친구 중에는 공유기를 사용하는 친구가 많지만 그 이유는 트래픽을 많이 쓰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냥 어디서나 자기가 돈주고 산 트래픽을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니까, 다른 말로 하면 공유기의 사용과 문제(과도한 트래픽)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없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이다.

[추가: 만약 티스토리를 유료화한다면, 그 효과는 양심불량 블로그의 퇴출이 아니라 양심불량 블로그의 합법화가 될 수 있다.  이제는 순수히 경제논리가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막장블로그를 만들어서 애드센스에서 버는 돈이 100,000원이라고 했을 때 티스토리를 유료화함으로 인하여 다음에 지급해야 하는 돈이 99,000원이라면 1,000원이 남는 것이고 이런 블로그 10개를 운영한다면 10,000원이 남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돈을 지급한다면 결국은 약관이고 뭐고 이런 막장블로그를 짜를 명분도 더 약해지게 된다.  불공정 약관이 될 수도 있고, 어쨌든 돈을 주고 적법하게 사용한다면 그리고 그걸로 돈을 벌겠다고 한다면 누가 말리겠는가?]


이건 뭐 말도 안되는 주장이지만, me2 친구의 부탁에 따라 좀 길고 어려운 글을 쓰자면, 이건 뭔가 말도 안되는 몇 가지 핵심 가정을 가지고 있다.

  1. 티스토리는 (증가가 불가능한) 제한된 자원이다.
  2. 티스토리는 사유재산이 아니다.
  3. 티스토리는 공공재이다.
  4. 티스토리 문제는 기술적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따져보기 전에, 먼저 공유재의 비극이라는 개념과 이 개념을 공유재의 문제에 결부시킨 하딩의 논문 (htmlpdf)을 정리하고 시작하자.  나름 아주 재미있는 논문이다.  하딩은 미국의 생물학자인데, 1968년 그 유명한 논문을 썼다.  그는 또 selfish gene에서 이야기하는 "Nice guys finish last"라는 말로도 유명하다.  논문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인구 문제와 환경오염의 문제는 공유지의 비극의 문제인데, 여기에 대한 가장 효율적인 해법은 공유지의 사유화라는 것이었다.  아주 흥미로운 논문이니까, 한 번 정리해 보자.


  1. 이 세상에는 기술적인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들이 있다.  기술적인 해결이 가능한 문제란 과학적/공학적/기술적인 방식으로 인간의 도덕성이나 가치체계를 바꾸지 않고 (그러니까 사회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핵경쟁, 인구, 환경오염 등등이 있다.  (게임 이론)
  2. 이런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인구문제에 집중하자면 자원이 유한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의 출발점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벤담의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은 달성할 수 없는 목표이다.  그 이유는 폰 노이만과 모겐스턴의 게임 이론에서 이야기하듯이 "둘 이상의 변수를 동시에 극대화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쉽게 말하자면 최대 행복을 원한다면 향유자의 숫자를 줄여야 하고, 최대 다수를 행복하게 하자면 행복에 대한 기대치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3.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시장 실패).
  4. 왜냐하면, 공유재를 과잉사용할 때의 이득은 자기가 갖지만, 비용은 사회 전체에 분산되어 공동부담하기 때문이다.
  5. 해결방법은 사유화 또는 사용의 규제이다.
  6. 자제의 촉구는 해결방법이 아니다.  다윈이 든 예를 들자면, 인구 증가 억제를 위하여 자제를 호소할 때 그 장기적인 효과는 어떻게 되는가?  실제로 자제를 한 착한 개인의 개체수는 장기적으로 줄어들고, 자제하지 않는 개인의 개체수는 증가하므로, 장기적으로 보면 양심불량인 사람들만이 자연선택에 의해 선택된다.  도덕성에의 호소도 해답이 아니다. (니체는 "양심불량은 질병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7. 불완전한 대안이 있을 때 사람들은 행동하지 않는 경향이 있으므로, 불완전한 대안을 선택하지 않고 현상유지를 하면서 더 나은(완벽한) 대안을 기다리는 경향이 있는데, 현상유지도 하나의 대안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불완전한 대안(사유화)이라도 선택하는 것이 낫다.  사유화(enclosure)는 다른 사람의 자유를 필연적으로 제한하지만, 이것만이 더 나은 대안이라면 어쩔 것인가?

대충 위와 같은 이야기이다.  읽어 보면 아주 재미있다.  어쨌든 위 글의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1. 티스토리는 제한된 자원인가?

여기에서 티스토리라고 하는 것은 좀 더 정확히는 티스토리의 트래픽, 용량 등등을 말하는 것이다.  티스토리는 늘어날 수 없는 제한된 자원인가?  그러니까, 다른 말로 바꾸어서 물어보자면, 네이버 블로그는 50개의 제한된 (더 이상 확장이 불가능한) 자원을, 다음 블로그는 30개의 제한된 자원을 그리고 티스토리는 10개의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있는 식으로 해서 한국의 블로그계 전체가 향유할 수 있는 공짜 블로그의 총량은 100개로 제한되어 있다고 말한다면 이게 맞는 이야기일까?   웃긴다.  디지털 "경제"라는 이야기를 할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이 경제학의 가장 큰 전제인 "제한된 자원"이라는 이야기가 "디지털" 환경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이야기 아닌가?  (이건 물론 좀 다른 문제이지만).  용량은 얼마든지 늘일 수 있는 것이다.

2. 티스토리는 사유재산이 아닌가?

다음에서 웃겠다.  법원에 가서 그렇게 이야기해보라.  이게 공유재라면 왜 우리는 티스토리를 사용하기 전에 약관을 읽고 거기에 동의해야 하는가?  다음에서 티스토리에 더 많은 자원을 넣지 않는 이유는 아직까지 이게 어떻게 돈되는 장사인지 (애드센스 등등을 통해 블로거들에게 가는 돈 말고, 다음의 호주머니에 들어오는 돈) 하는 것을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게 돈이 된다고 하면 이 "제한된" 자원의 양을 늘이기 위해 다음에서 쓸 용의가 있는 돈은 (경제학적으로 말하자면) 이걸로 벌어들일 수 있는 돈 전체 빼기 1원 정도 될 것이다.  정의상, 사유재산이 공공재나 공유재라고 말하는 것은 형용모순이다.

3. 티스토리는 공유재인가?

인용:

경제학에서는 티스토리의 경우처럼 모든사람이 공유하고 사용함에 있어서 그 어떤 배제(비배재성)나 경합을 하지 않는(비경합성) 소비재를 일컬어 공유재라고 합니다. 이를테면 환경자원과 같은 것을 예로 들수 있습니다. 공기와 같은 환경자원은 무한합니다. 공기를 호흡함에 있어서 그 어떤누구도 권리를 배제당하거나 경쟁적으로 다투지 않아도 됩니다.

이건 틀린 말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경제학에서는 비배제성을 가진 모든 것이 비경합적이거나 그 역이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위키피디어의 표를 간단히 옮겨 오자면,


  배제가능 배제불가능
경합적 사유재 공유재 (물, 고기, 사냥)
비경합적 집단재 (케이블 TV) 공공재 (국방, 무료TV, 공기)

한  마디로 티스토리 (또는 티스토리의 용량, 트래픽)은 비배제성은 있지만, 비경합성은 없다.  누군가가 트래픽을 너무 많이 쓰면 다른 사람들은 피해를 입는다.  그리고, 사실 공유지의 비극이 생기는 곳은 공공재가 아니라 공유재이고, 그 이유는 바로 여기에서는 "경합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다른 말로 하자면 특정 스팸플로그의 과도한 트래픽 사용과 티스토리의 다운은 비배제/비경합적인 공공재의 독식에 따른 외부효과가 아니라, 바로 경합성 때문에 생기는 것이고, 이런 것을 바로 공유재의 비극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좀 더 깊게 들여다 보자면, 경합재에는 내구재(망치)와 비내구재(사과)가 다 포함된다.  경합성이라는 것은 동시적인 사용이 불가능할 때 생기는 문제이다.  그러니까, 과도한 트래픽 때문에 내 티스토리에 접속이 불가능하더라도 (즉 나중에는 다시 복구된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티스토리가 제공하는 트래픽이 일종의 내구재이기 때문이지, 이런 특징 때문에 티스토리가 비경합재라고 말하는 것은 ... 좀 바보같아 보인다.

한 걸음만 더 나가 보자.  이건 별로 상관은 없는 이야기이지만, 나름 흥미로운 이야기니까...

공유지의 비극 이외에 사유재산/사유화를 옹호하는 주장에는 로크의 "무해의 원칙(harm principle)"의 확장판이 있다.   이건 무슨 말인고 하면 로크의 무해의 원칙이라는 것은 "남에게 해가 되지 않는 범위내에서는" 무슨 짓을 해도 나라에서 상관할 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동성애, 자동차 안전벨트 등등...

이 이야기를 확장하여 사유재산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라면 사유재산도 정당하다고 하는 주장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러니까 내가 땅을 (예를 들어) 소유하고 나서도 다른 사람을 위한 땅이 충분하다면 사유화는 정당하다 (또는 적어도 나라에서 간섭할 문제는 아니다)고 하는 이야기이다.  이 이론은 아마 미국 개척시대에는 꽤나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100명이 가질 수 있는 땅이 있고 각자 정해진 분량만 갖는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면, 첫번째 사람이 땅을 가지는 것은 정당하다.  그리고 두번째 사람도, 세번째 사람도... 왜냐하면 다음에 오는 사람이 가질 땅이 충분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비판은 다음과 같다.  이 이야기를 뒤집어서 거꾸로 올라가자면, 100번째 사람은 땅을 가질 수 없다.  왜냐하면 그가 소유하고 나면  101번째 사람은 가질 땅이 없기 때문에.  그렇다면, 한 걸음만 더 나가보자.  100번째 사람이 땅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은 99번째 사람이 땅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99번째 사람은 100번째 사람에게 해를 끼친 것이므로 그도 땅을 가질 수 없다.  98번째 사람도, 97번째 사람도... 이런 식으로 역산해서 나가다보면 결국은 첫 번째 사람도 땅을 가질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그는 두 번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사유화"란 본질적으로 어쩔 수 없이 타인의 권리의 침해임을 이야기하기 위한 것이다.  티스토리 문제 뿐만이 아니다.  위의 KT의 공유기 사용 요금 문제의 예로 다시 돌아가 보자.  만약 KT에서 이런 멍청한 주장을 한다면, 그러니까 공유지의 비극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유화의 일환으로 공유기 사용에 대하여 요금을 부과하겠다고 주장한다면, (이게 공유지의 비극의 문제라고 치고) 첫 번째로 드는 생각은 "왜 공유지의 비극의 문제를 해결한 결과가 (내 지갑이 아니라) KT의 지갑에 돈이 쌓이는 것일까?"라는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멀리 나가자면, 전파나 인터넷 회선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공공재인데 (공공재의 성격을 강하게 띠는데), 애초에 이것을 사유화한 결과가 KT인데, 이것은 과연 얼마나 타당한 것인가 하는 좀 더 본질적인 질문이 떠 오를 것이다.  

4. 티스토리 문제에 대한 기술적인 해결은 불가능한가 (그러니까 공학적 해결은 불가능하고 사회과학적인 해결만이 유일한 방법인가)?

말도 안된다.  티스토리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다음에서 투자를 늘이고, 트래픽을 늘이고 용량을 증설하는 것이다.  그리고, 요즘 다음에서 하고 있듯이 약관을 위반하는 양심불량 블로그를 조직적이고 효율적으로 퇴출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이라면 메타블로그에서 이런 양심불량 블로그의 영향력을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양심을 판 대가가 아주 적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안(못)하니까 문제이지만, 여기에 사유화라는 문제를 들이미는 것은 그냥 상상력의 과잉의 결과일 뿐이다.  전제라면, 다음에서 그렇게 하려면 티스토리를 통해서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는 건데, 그걸 미리 깊이 생각하지 않고 일단 사고를 친거야 다음측의 문제라고 하더라도 (일단 무슨 수를 써서라도 트래픽을 끌어 모으면 자동으로 돈은 생긴다는 발상.  이런 발상을 비판하는 데에도 웹 2.0이 이야기하는 웹 1.0의 트래픽 지상주의가 사용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내가 하고싶은 말은 티스토리 문제에 대한 가장 쉬운 해결책은 사회과학적인 해결이 아니고 공학적인 해결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가자면 다음에서 공학적인 해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도록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추가: 어떤 의미에서는 다음 측에서는 블로거들에게 이런 자원을 제공함으로써 다수의 블로거들이 티스토리와 운명을 같이하는 운명공동체로 만들고 이를 통하여 막강한 (막강할 수도 있는) 동맹군을 만든다면 그것 자체로도 큰 소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막상 티스토리가 불안정해지니 이제 티스토리를 안정화하기 위하여 어떤 기술적 대책을 세워야 하고, 어떻게 다음에서 경제적 인센티브를 가지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운명 공동체로서 같이 걱정해 주는 다수의 블로거가 있는 셈이니까...]

쓰고 나서 보니, 뭐 이렇게까지 심하게 쓸 필요는 없었을 것도 같지만, 뭐 개인적인 악감정이나 그런 것은 전혀 없습니다.  사실은 위 글을 읽고 생각이 나서 하딩의 공유지의 비극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작성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티스토리 문제에 대한 해법은 .. 저는 모릅니다.  다음에서 알아서 하겠지요.  알아서 하지 않는다면, 내가 할 일은 다음에 압력을 넣는 (!) 것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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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는 개뿔

2007/07/12 12:50

이 글은 아래 글에 이어지는 글이다.  참고로 요즘 시간 좀 많다. ^^;;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간단히 배경 설명을 하자.  마이클 포터라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오래전 국가의 경쟁전략이라는 말로 더 유명하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면, 일본이 잘 나갈 때 열받은 미국 경제학자들이 모여서 왜 일본이 잘 나가는지 연구를 했는데, 연구를 하고 나서 보니 과거의 모델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잘못되었냐 하면, 과거에는 경쟁의 단위가 기업 또는 넓게 보아봐야 산업단위였다.  그런데, 국가 수준에서도 경쟁력 요인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더 잘 이해하자면, 제도주의 경제학에서 말하는 거래비용이라는 말을 이해해야 한다.  그럴 듯해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발상은 간단하다.  과거에는 생산력을 결정할 때 간단히 투입과 산술로 사칙연산을 하면 된다는 입장이었는데,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즉, 산출/투입을 했을 때 똑같은 두 개의 회사가 서로 다른 경쟁력을 보인다.  왜 그럴까?  거래비용 이론에 따르면 그건 거래에는 비용이 따르는데, 그 비용이 국가별로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계약을 위반했을 때 이행을 강제하는 비용, 계약을 체결하는 비용 등등의 다양한 비용이 있는데 (잘 모르는 애들은 이걸 그냥 물류 비용 정도로 이해한다.  그게 틀렸다는 것은 아니고, 그보다는 좀 더 범위가 넓다는 것이다.) 그 비용이 그 두 회사가 처한 환경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가자면, 회사가 처한 환경이 하나의 생태계라는 이야기이고, 생태계의 차이에 따라 생명들이 적응하듯이 회사도 적응한다는 것이다.  이런 입장에서 보자면 한국에서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을 보면, 다음과 같은 논리로 설명이 가능하다.

  1. 한국에서는 선진국보다 거래비용이 높다.  즉, 계약에 대한 위반시 이행을 강제하는 비용이 너무 높으며 어떨 때에는 차라리 다른 거래처를 찾는 것이 나을 경우도 많다.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수시로 도산한다.
  2. 한국의 기업으로서는 거래비용을 내재화하는 것이 이런 경제적 환경에 더욱 잘 적응하는 것이다.  거래비용을 내재화한다는 것은 쉽게 말해서 하청 등을 줄 때 자기 사람에게 맡김으로써 그런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것이다.
  3. 그러므로, 한국에서는 거래비용에 대한 반응으로 기업들이 문어발식 확장을 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단순하게 설명한 감은 있지만, 대충 아이디어는 이렇다.

이제 두바이 이야기를 해 보자.  우리나라에서 요즘 두바이가 뜬다.  모두들 두바이 이야기이다.  왜 그럴까?  아래 글에서 이야기한 토마스 프리드만은 두바이는 중동에서 가장 민주화된 나라인데, 그 이유는 이 나라에서 석유가 빨리 고갈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석유라는 것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왜냐하면, 석유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는 국가가 석유 판매를 통해서 돈을 벌고, 이걸 국민들에게 나누어주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세금 등의 형태로 치사하게 삥뜯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석유가 빨리 고갈된 두바이로서는 국민들에게 치사한 짓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국민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가장 선진적인 민주화를 가장 빨리 이룩했다는 것이다. 

이 주장의 진위는 둘째치고, 한국에서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이 두바이 이야기를 해대는 것은 선진적인 민주주의 때문은 절대로 아닐 것이다.  그 이유는 두바이가 아프리카와 유럽 등을 연결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두바이에서는 물류를 경쟁전략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것도 위 이야기와 무관하지는 않은 것이 석유가 떨어지고 나면 뭔가 다른 먹고 살 거리를 찾아야 한다.  그래서 두바이에는 관세 등의 세금이 거의 없다시피하고, 들은 말로는 장물이 콘테이너 단위로 돌아다닌다고 한다.  전세계에서 유통되는 물건이라면 못구할 것이 없다는 식으로...  아마 이런 이유로 해서 한국의 정치인들이나 기업인들이 두바이에 자주 간 것은 아니라는 소망은 있지만... who knows?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두바이의 성공은 이런 물류의 성공 때문이다.  서점에 가 보면 두바이의 모델을 따라 하자고 모두들 난리이다.  또 우리의 심시티 매니아께서도 여기에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운하건 뭐건 그게 유일하게 말이 되는 국가의 경쟁 전략은 한국을 하나의 물류 센터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을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일본과 미국 등을 연결하는 하나의 다리로 삼자는 이야기인데...

그러면, 국민들은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는가?  한국이 물류 중심지로 자리잡았을 때 창출할 수 있는 부와 일자리가 한국 국민들이 먹고 살기에 충분할 것인가?  과연 이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이 있기나 한걸까?  심시티 매니아께서는 (선관위 규정 때문에 이름을 쓰지 않는 것은 절대로 아니고, 수사학적으로 보기가 좋아서 ^^;;) 추진력이 있고 건설에 대해서는 한가닥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걸 만들어 낼 것이라는 점에는 추호도 의심이 없다.  그렇지만, 성공하고 나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가?  뭘로 먹고 살아야 하는가?

아래 글에서도 말하고 싶었던 것처럼, 한국을 IT의 선진국으로 만들겠답시고 온갖 쿨해보이는 정책은 다 했지만, 결국 남은 것은 잘 나가는 인프라 (그것도 경쟁력이 점차 밀리고 있지만), 여러가지 벤처 인센티브와 벤처로 돈을 벌 여러가지 창조적인 (이라고 쓰고 "비정상적이고 비경제적인"이라고 읽는다) 방법들, 그리고 골치 아픈 IT 인력 문제 밖에 없다. 

느껴지는 것은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이건 아니다 싶으니 (그러니까 IT 강국이라는 것이 빵빵한 광케이블과 커피숍보다 숫자가 더 많은 PC방과 잘 나가는 프로게이머들만 양산하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 솔직이 지금은 알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이제 전략을 수정하여 한국을 세계 물류의 중심지로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그냥 추측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왜 한국의 IT 산업이 실패작인지 냉정하게 따져 보아야 한다.  한국의 IT 산업이 실패작이라는 것은 IT 산업의 노동분업 속에서 마치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미국 유럽 등지의 선진국의 하이엔드 마켓과 인도, 남미, 중국 등지의 로엔드 마켓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되었다는 것이다.  두바이 이야기를 떠벌려 대는 것이 어쩌면 이런 실패에 대하여 눈을 감고 다시 또 다른 쿨한 산업 정책이나 한 번 해 보자는 도박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IT 산업의 마켓 세그먼테이션에 대하여 차분하게 앉아서 공부좀 하고 무엇이 하이엔드 노동시장과 로엔드 노동시장을 나누는 것인지 생각좀 해 보자는 것이다.  아무리 공부하고 생각하는 것이 경쟁력이 아니고, 생각하고 공부한다고 해서 돈 한 푼 주는 사람 없는 사람들(이라고 쓰고 정치인과 재벌이라고 읽는다)이라고 할지라도...  결국 우리가 두바이 모델을 따르자는 것은 앞으로 중국이 잘 나갈 것 같으니까 여기에 빌붙어서 삥이나 뜯어서 먹고 살자는 이야기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나에게는.

어쩌면 이 문제는 앞으로 한 동안 쓰게 될 것 같다.  지겹고 재미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패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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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인력 문제, 한국, 인도, 멕시코

2007/07/12 01:37

일단 최근의 뉴스 2편:
위의 글에서는 IBM에서 어떻게 아웃소싱을 관리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특히 흥미 있는 부분은 다음 부분이다.

Dennis Hendon, an account executive, and Rob Calvo, a senior services consultant, lead the I.B.M. team in Houston. Mr. Hendon is an engineer by training, while Mr. Calvo has a business degree, but their real skills lie in years of on-the-job training — what labor experts call “passive knowledge” and “complex communications,” observing, listening, coordinating, negotiating and persuading. The two men say they think of themselves as orchestra conductors, getting all the human parts working smoothly together, inside and outside I.B.M. “We aren’t mounting the poles, but our subcontractors are,” Mr. Hendon said. (위의 NYT 기사)
이 부분은 어떻게 인도의 IT 노동력과 미국의 IT 노동력 사이에서 노동 분업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하는 설명이다.  미국측 인력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수요를 파악하는 등의 업무를 하고, 어떤 프로그램이 필요한지 결정하여 인도에 알려 준다.  그러면 인도의 하청업체가 실제로 그런 업무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글은 얼마전 Thomas Friedman의 "The World Is Flat"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하면 더 빠를 것이다.  토마스 프리드만은 이 책에서 세계의 고급 노동력 (그러니까, IT라는 의미에서는 고급이지만, 위의 노동분업 하에서는 저급인 노동력) 수요를 다 채워 주는 것이 인도 특히 남부 인도라고 하였다.  그것이 세계화의 가장 중요한 사례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창조적인 IT 인력의 배치와 활용 계획은 그 이후에도 여러가지로 시도되어 왔었다.  내가 기억하는 것만 해도 인도 등의 유수 인력을 미국 관광 비자를 받아 소위 프로그래밍 배에 태워 미국 국경 바깥의 공해상에 정박시켜 놓고 업무를 미국에서 받아서 진행하는 일 (관광 비자만으로 미국에 입국하여 휴가... 그 이외에는 멍텅구리배에서 프로그래밍), 또는 심지어는 최근에 들었던 이야기로는 죄수들에게 루비를 가르쳐 아웃소싱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까지도 추진되고 있다.

두 번째 Times Online의 글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인도에서 좋은 사람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임금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됨에 따라 인도의 회사들이 더욱 저렴한 노동력을 찾아 멕시코 등으로 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에서 임금 상승의 압력의 원인은 아마 환율, 아웃소싱에 따른 소득 증가와 인도 남부 지방의 생활비 상승 등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인도발 아웃소싱 회사가 역으로 남미 등지에서 아웃소싱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일시적인 현상은 아닌 듯 하다.

첫번째 NYT 글의 맨 마지막에도 맥락은 다르지만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것은 인도의 아웃소싱 회사가 고급 노동력을 제공하는 (미국) 현지 컨설턴트를 미국에서 직접 채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위의 토마스 프리드만은 인도의 아웃소싱 시장의 급격한 발전의 원인으로 들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Global Crossing 같은 회사가 인도와 미국을 이어 주는 엄청난 해저 광케이블을 설치하고 나서 파산했기 때문에 이걸 거의 껌값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예전에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인도 애들이 국영수를 잘 한다는 것도...

요즘 한국에서는 IT 인력 문제가 거의 일주일에도 몇 번씩 블로그계에 그리고 심지어는 뉴스에도 나온다. 

특별히 관련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막상 드는 생각은 한국은 막강한 인프라 파워와 상당한 정부의 지원과 제법 적지 않은 돈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아직 자기 포지션을 잡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중국이 세계 공장화하면서 우리의 제조업 경쟁력을 빼앗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종종 듣지만 (특히 FTA 관련하여), 사실 이 문제는 10년 20년 전에 했었어야 하는 이야기이고, 10년 20년 전에도 했던 이야기들이다.  그냥 우리는 10년 20년 동안이나 "아, 이런 문제가 있어.  이 문제를 어찌하면 좋을까?"라고 한탄하면서 (좀 더 고상하게 표현하자면 문제제기하면서) 세월을 보낸 것이다.

제조업이 아니라 인력을 팔아 먹고 사는 IT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이 든다.  제조업의 경우에는 그래도 선진국이 빠져 나가고 후진국이 따라올 때까지 시간이라도 있었다.  그렇지만, IT는 생각보다 진입 장벽이 낮다.  그리고, 루비와 같이 쉬운 프로그래밍 언어가 계속 나옴에 따라 (위의 죄수들에게 프로그래밍 일을 시키자는 아이디어 참고), 진입장벽은 더 낮아 질 것이다.

우리는 술자리에서 삼성전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여 일단 먼저 개발하고, 후발주자가 따라오기 전에 본전 뽑기 식의 장사가 가진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서비스업종에서도 이와 유사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는 사실은 인식하고 있는 사람 조차도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는다.

위의 구도를 보면, 미국에서 인도로, 그리고 남미로 마치 Dell 같은 회사가 글로벌 소싱으로 낮은 가격의 컴퓨터를 공급하는 것과 유사한 형태의 글로벌한 소싱 구조를 개발해 정착하고 있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국 IT의 위치는 어디에 있는가?

어쩌면 우리가 체질적으로 국영수에 약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글로벌 크로싱 같은 눈먼 돈을 태평양에 뿌린 놈들이 없어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들은 이야기로는 (요즘 인터넷에 돌아 다니는 IT 이야기) 나로서는 절대로 한국의 IT 인력의 임금 수준이 인도 등에 비하여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라고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다.  어쩌면 이게 정부의 개념 없는 벤처 정책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런 정부의 무개념에 편승하여 떼돈 벌어 보겠다는 벤처 경영자와 투자자들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케이블과 네트워크와 기타 IT 서비스에 필요불가결한 서비스를 독점하여 제공하는 것들이 골이 비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한국에서는 미국의 하이 엔드 IT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없으며, 인도에서도 모자라 멕시코로 이동하는 로 엔드 IT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어쩌면 이게 열악한 근로 조건과 초보자는 있고 경력자는 있지만 중간층이 떨어지는 취약한 노동시장의 구성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건 또 왜 그럴까?)

결론도 나지 않을 이야기에 대해서 개념 없이 아무렇게나 글을 쓰는 것이 요즘은 버릇이 되는 것 같아 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이 문제는 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라도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책도 없고, 흐름도 없고 그냥 개념 없는 글이지만 일단 생각나는 대로 끄적거려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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