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인력 문제, 한국, 인도, 멕시코
일단 최근의 뉴스 2편:위의 글에서는 IBM에서 어떻게 아웃소싱을 관리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특히 흥미 있는 부분은 다음 부분이다.
Dennis Hendon, an account executive, and Rob Calvo, a senior services consultant, lead the I.B.M. team in Houston. Mr. Hendon is an engineer by training, while Mr. Calvo has a business degree, but their real skills lie in years of on-the-job training — what labor experts call “passive knowledge” and “complex communications,” observing, listening, coordinating, negotiating and persuading. The two men say they think of themselves as orchestra conductors, getting all the human parts working smoothly together, inside and outside I.B.M. “We aren’t mounting the poles, but our subcontractors are,” Mr. Hendon said. (위의 NYT 기사)이 부분은 어떻게 인도의 IT 노동력과 미국의 IT 노동력 사이에서 노동 분업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하는 설명이다. 미국측 인력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수요를 파악하는 등의 업무를 하고, 어떤 프로그램이 필요한지 결정하여 인도에 알려 준다. 그러면 인도의 하청업체가 실제로 그런 업무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글은 얼마전 Thomas Friedman의 "The World Is Flat"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하면 더 빠를 것이다. 토마스 프리드만은 이 책에서 세계의 고급 노동력 (그러니까, IT라는 의미에서는 고급이지만, 위의 노동분업 하에서는 저급인 노동력) 수요를 다 채워 주는 것이 인도 특히 남부 인도라고 하였다. 그것이 세계화의 가장 중요한 사례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창조적인 IT 인력의 배치와 활용 계획은 그 이후에도 여러가지로 시도되어 왔었다. 내가 기억하는 것만 해도 인도 등의 유수 인력을 미국 관광 비자를 받아 소위 프로그래밍 배에 태워 미국 국경 바깥의 공해상에 정박시켜 놓고 업무를 미국에서 받아서 진행하는 일 (관광 비자만으로 미국에 입국하여 휴가... 그 이외에는 멍텅구리배에서 프로그래밍), 또는 심지어는 최근에 들었던 이야기로는 죄수들에게 루비를 가르쳐 아웃소싱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까지도 추진되고 있다.
두 번째 Times Online의 글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인도에서 좋은 사람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임금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됨에 따라 인도의 회사들이 더욱 저렴한 노동력을 찾아 멕시코 등으로 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에서 임금 상승의 압력의 원인은 아마 환율, 아웃소싱에 따른 소득 증가와 인도 남부 지방의 생활비 상승 등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인도발 아웃소싱 회사가 역으로 남미 등지에서 아웃소싱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일시적인 현상은 아닌 듯 하다.
첫번째 NYT 글의 맨 마지막에도 맥락은 다르지만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것은 인도의 아웃소싱 회사가 고급 노동력을 제공하는 (미국) 현지 컨설턴트를 미국에서 직접 채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위의 토마스 프리드만은 인도의 아웃소싱 시장의 급격한 발전의 원인으로 들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Global Crossing 같은 회사가 인도와 미국을 이어 주는 엄청난 해저 광케이블을 설치하고 나서 파산했기 때문에 이걸 거의 껌값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예전에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인도 애들이 국영수를 잘 한다는 것도...
요즘 한국에서는 IT 인력 문제가 거의 일주일에도 몇 번씩 블로그계에 그리고 심지어는 뉴스에도 나온다.
특별히 관련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막상 드는 생각은 한국은 막강한 인프라 파워와 상당한 정부의 지원과 제법 적지 않은 돈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아직 자기 포지션을 잡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중국이 세계 공장화하면서 우리의 제조업 경쟁력을 빼앗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종종 듣지만 (특히 FTA 관련하여), 사실 이 문제는 10년 20년 전에 했었어야 하는 이야기이고, 10년 20년 전에도 했던 이야기들이다. 그냥 우리는 10년 20년 동안이나 "아, 이런 문제가 있어. 이 문제를 어찌하면 좋을까?"라고 한탄하면서 (좀 더 고상하게 표현하자면 문제제기하면서) 세월을 보낸 것이다.
제조업이 아니라 인력을 팔아 먹고 사는 IT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이 든다. 제조업의 경우에는 그래도 선진국이 빠져 나가고 후진국이 따라올 때까지 시간이라도 있었다. 그렇지만, IT는 생각보다 진입 장벽이 낮다. 그리고, 루비와 같이 쉬운 프로그래밍 언어가 계속 나옴에 따라 (위의 죄수들에게 프로그래밍 일을 시키자는 아이디어 참고), 진입장벽은 더 낮아 질 것이다.
우리는 술자리에서 삼성전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여 일단 먼저 개발하고, 후발주자가 따라오기 전에 본전 뽑기 식의 장사가 가진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서비스업종에서도 이와 유사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는 사실은 인식하고 있는 사람 조차도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는다.
위의 구도를 보면, 미국에서 인도로, 그리고 남미로 마치 Dell 같은 회사가 글로벌 소싱으로 낮은 가격의 컴퓨터를 공급하는 것과 유사한 형태의 글로벌한 소싱 구조를 개발해 정착하고 있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국 IT의 위치는 어디에 있는가?
어쩌면 우리가 체질적으로 국영수에 약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글로벌 크로싱 같은 눈먼 돈을 태평양에 뿌린 놈들이 없어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들은 이야기로는 (요즘 인터넷에 돌아 다니는 IT 이야기) 나로서는 절대로 한국의 IT 인력의 임금 수준이 인도 등에 비하여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라고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다. 어쩌면 이게 정부의 개념 없는 벤처 정책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런 정부의 무개념에 편승하여 떼돈 벌어 보겠다는 벤처 경영자와 투자자들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케이블과 네트워크와 기타 IT 서비스에 필요불가결한 서비스를 독점하여 제공하는 것들이 골이 비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한국에서는 미국의 하이 엔드 IT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없으며, 인도에서도 모자라 멕시코로 이동하는 로 엔드 IT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어쩌면 이게 열악한 근로 조건과 초보자는 있고 경력자는 있지만 중간층이 떨어지는 취약한 노동시장의 구성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건 또 왜 그럴까?)
결론도 나지 않을 이야기에 대해서 개념 없이 아무렇게나 글을 쓰는 것이 요즘은 버릇이 되는 것 같아 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이 문제는 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라도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책도 없고, 흐름도 없고 그냥 개념 없는 글이지만 일단 생각나는 대로 끄적거려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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